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익이 급증할 때 직원에게 지급하는 유난히 두둑한 성과급은 한국 재계에서 가장 부러움을 사는 혜택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대체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반도체 기업을 넘어 멀리 퍼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지급 규모는 그 부러움과 신중함을 동시에 설명한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떼어두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2026년 5월 타결한 합의에서 10.5%를 배정했다. 반도체 호황을 직원의 횡재로 바꾸는 공식이다.
제동을 거는 정부
정부는 이 방식을 본보기로 내세우기보다 제어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직원 성과급을 기업의 영업이익에 직접 연동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고, 당국은 이러한 성과급 계획이 효력을 갖기 전에 주주 승인을 받도록 하는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대통령은 갈등 자체의 온도를 낮추려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익을 어떻게 나누느냐를 둘러싼 다툼을 노동쟁의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분배를 둘러싼 논쟁이 노사 간 대치로 굳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였다.
확산되기 어려운 이유
확산을 가로막는 힘은 대체로 재무적이고 법적인 것이다. 임금을 영업이익에 연동하면 주주의 반발을 부른다. 배당은 그대로인데 돈이 직원에게 흘러간다고 보기 때문이며, 이미 법적 이의도 제기됐다. 또한 가장 이익이 많은 기업만이 이런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 경제 양극화에 대한 폭넓은 불안도 키운다.
바로 그 마지막 지점이 핵심이다. 노동자에게 영업이익의 10분의 1을 안기는 공식은 기록적 반도체 실적을 내는 기업에서는 선물이지만, 근근이 버티는 기업에서는 불가능하다. 이 제도는 경제 전반의 임금을 끌어올리기보다, 현금이 넉넉한 대기업의 직원과 나머지 사이의 격차를 벌릴 위험이 있다.
다르게 보는 노동계
노동조합은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정부의 태도를 무책임하다고 규정하며, 보상이 임금으로 지급되든 성과급으로 지급되든 이는 노사가 오랜 협상을 통해 발전시켜 온 합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관점에서 성과급은 막아야 할 허점이 아니라 어렵게 얻어낸 교섭의 산물이며, 주주 승인을 요구하며 끼어드는 정부는 저울을 자본 쪽으로 기울이는 셈이다. 이 이견은 돈 자체보다 누가 그 배분을 결정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아직 진행 중인 갈등
이 긴장은 이미 노동자들의 조직 방식을 바꾸고 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직원들이 생산직과 사무직을 아우르는 단일 노조 결성에 나섰다. 사측이 성과급의 일부를 현금이 아니라 자사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뒤 교섭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이다.
반도체 호황의 혜택으로 시작된 것이 이제 한국 경제 모델의 시험대가 됐다. 이익을 어디까지 나눌 수 있는지, 누가 그것을 승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업 사다리의 꼭대기에서 태어난 혜택이 그 아래 칸에도 닿을 수 있는지에 관한 시험이다. 지금으로서 답은 아니오에 가까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