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추천한 대법관 후보를 거부했다. 대법원 공석을 채울 인물을 정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법부 사이의 관례적인 조율에서 벗어난 이례적인 공개 갈등이다.
이번 공석은 지난 3월 노태악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시작됐고, 이로 인해 14인 체제인 대법원은 자리 하나가 비어 있었다.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인 손봉기 판사를 추천하는 서면을 제출했지만, 청와대는 목요일 이를 거부한다고 발표하며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넘기지 않고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를 다시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시된 사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추천이 절차적 요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표현이지만, 그럼에도 사법부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상당히 강하게 행사한 결정이다. 공석 기간은 이제 다섯 달을 넘겨 통상적인 경우보다 길어졌으며, 새 추천이 대통령과 이후 국회의 동의를 모두 통과할 때까지 이 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법적 쟁점
이번 갈등은 실제로 모호한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대법관 임명을 규정하는 헌법 체계에 따르면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추천을 받아 국회 동의를 거쳐 대법관을 임명하지만, 헌법이나 법원조직법 어디에도 대통령이 그 추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견을 붙여 넘기는 대신 아예 거부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두 헌법기관이 그동안 굳이 명확히 정할 필요가 없었던 경계를 시험하는 셈이다.
긴장된 관계
이번 거부는 그동안 알려진 대로 긴장돼 있던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관계 위에 겹쳐졌으며, 이번 일로 그 긴장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후보 지명을 공개적으로 되돌려 보내는 일은 절차적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그 자체로 하나의 신호로 읽힐 만큼 드문 사례다. 뚜렷한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양측이 얼마나 빨리 새 후보에 합의하느냐가 애초의 이견 못지않게 청와대와 사법부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