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가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빨라지는 시점에 베이징을 안정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왕 부장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 발전, 안정을 위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이 전통적으로 워싱턴을 통해 진행돼온 협상에서 베이징에 얼마나 많은 공간을 내줄지 저울질하는 가운데 나온 제안이다. 조 장관은 서울이 평화와 안정에 기반한 중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답하며, 제안을 환영하되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는 신중한 답을 내놓았다.
워싱턴을 겨냥한 발언
왕 부장은 의례적 발언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오랫동안 이어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의 열쇠를 쥔 쪽은 평양이 아니라 워싱턴이라는 주장에 베이징의 외교적 무게를 실은 직설적 발언이다. 이 발언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근본적으로 베이징이 스스로 관리해야 할 위협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느끼는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중국의 오랜 입장을 반영한다.
늘어나는 참가자들
이번 방문은 바쁜 외교 일정 한복판에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토요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등 직접 당사자들 간 대화를 축으로 한 평화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그동안 종종 곁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베이징을 공식적으로 절차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의 구상은 또한 정전으로 끝나고 평화조약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1950년부터 1953년까지의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다자 회담도 그리고 있다.
별도로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땅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게 되는 셈이며, 이는 베이징이 중재자 역할을 주장하는 데 또 하나의 근거를 더하게 된다. 이 모든 흐름의 배경에는 수요일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이 있으며, 이 결정은 이미 서울에서 동맹이 북한을 향해 어떤 태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서울의 조심스러운 낙관
베이징의 이번 제안은 한중 관계가 긴장 국면에서 회복하는 시점에 나왔으며, 왕 부장의 방문은 한반도 외교 일정이 더 붐비기 전에 이 회복세를 다져두려는 시도로 널리 읽힌다. 베이징이 새롭게 밝힌 건설적 역할이 실제 영향력으로 이어질지는 다음 단계, 우선 선전에서의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동이 실제로 성사될지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