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으로만 받겠다는 요구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역사상 손꼽히는 고액 이혼 소송을 계속 다투기로 한 결정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전 부인에게 9,440억 원, 약 6억 6,60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에 금요일 자정 마감을 1분 남기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사건은 최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소영 씨를 맞세운다. 9년을 끌어온 법적 다툼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이 돈을 위자료가 아니라 부부 재산 분할로 보고 노 씨의 몫을 33.3%로 정했으며,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일로 삼았다.

현금이 모든 것을 바꾸는 이유

여러 전언에 따르면 걸림돌은 지급 방식이다. 최 회장은 현금과 SK 주식을 섞는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노 씨는 이를 거부하고 전액 현금 지급을 고수했다. 이 차이는 사소한 것이 아니다. 한국 최대 대기업 가운데 하나를 누가 지배하느냐의 핵심을 건드린다.

주식으로 지급하면 최 회장은 손에 쉽게 쥘 수 없는 현금을 내놓지 않고도 이 금액을 정산할 수 있었다. 현금 지급은 정반대를 강요한다. 이 정도 거액을 마련하려면 SK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해야 할 수 있는데, 그의 측은 이것이 주가를 흔들고 그룹 지배력을 느슨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날마다 불어나는 청구서

시간은 가혹하다. 이 판결에는 연 5%의 이자가 붙는데, 이는 하루 약 1억 3,000만 원에 해당한다. 사건이 길어질수록 최 회장이 결국 물어야 할 금액이 늘어난다. 판결에 맞서는 것은 시간을 벌어줄 뿐, 계량기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않는다.

시장도 그의 셈을 돕지 않았다. SK 주가는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졌고, 이는 주식을 판결이 요구하는 현금으로 바꾸려는 어떤 계획도 복잡하게 만든다. 약해진 시장에 내다 팔면 손에 쥐는 돈은 줄고 주가는 더 눌리기 때문이다.

상고의 겨냥점

최 회장이 다투는 것은 이혼 자체라기보다 그 값이다. 그의 변호인단은 항소심의 산정 방식, 즉 부부 재산과 노 씨의 몫을 계산한 방법을 문제 삼을 계획이다. 다른 셈법이 더 적은 금액을 내놓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법원 다툼은 개인적인 문제인 만큼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된다. 대법관들 앞에 놓인 물음은 잘잘못보다, 지배 지분을 중심으로 쌓인 재산을 혼인이 끝날 때 어떻게 재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가깝다.

사적인 일 이상

회장에게 이 정도 규모의 이혼은 결코 순전히 사적인 일이 아니다. 그 결과는 SK의 소유 구조와, 경제 전반에 걸쳐 사람을 고용하고 투자하는 그룹의 안정성을 건드린다. 한 가정의 분쟁이 투자자와 경쟁사 모두의 이목을 끄는 이유다.

지금으로서 최 회장은 마감을 1분 남기고 상고함으로써 9년에 걸친 다툼에서 한 판을 더 벌었다. 대법원은 그 값이 유지될지, 그리고 회장이 자신을 부자로 만든 회사에 대한 지배를 느슨하게 하지 않고도 6억 6,6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