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국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하루짜리 중국 방문을 활용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전달했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어떤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는 대체로 의례적으로 보였던 이번 방문에 의도라는 층위를 하나 더한다.
직접 증거보다는 정황에 기댄 해석
국정원은 이번 주장을 어디까지 끌고 갈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 중 대미 대화 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미국과 북한이 대화 조건에 대한 입장 차이를 아직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전달했을 법한 메시지가 도달한 지점이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정원은 또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고 묘사하는 것도 피했다. 중국이 김 위원장의 입장을 미국 측에 조심스럽게 전달할 수는 있어도, 대화를 적극적으로 중재하려는 의도까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발언록이 아니라 수행단을 읽다
국정원의 판단 근거 상당 부분은 확인된 발언이 아니라, 누가 김 위원장과 동행했고 그가 누구를 만났는지에 기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리창 총리가 아니라 왕후닝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과 회동했는데, 국정원은 이를 의도적인 홀대가 아니라 일정상의 이유로 설명하면서도, 왕후닝이 과거 시진핑 주석과 김 위원장 사이의 소통을 이어 온 인물이라는 점을 짚었다. 김 위원장의 수행단 구성 역시 중요한 단서였다. 최선희 외무상을 포함한 고위 외교 인사들을 대동했는데, 국정원은 이를 이번 방문의 목적이 군사적이기보다 외교적 성격에 가깝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