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 다수가 20년 뒤 나라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본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래를 바라보는 세대 간 인식의 간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획예산처가 실시한 이 조사에서 19세에서 34세 응답자의 61.6%가 20년 뒤 한국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 국민에서는 그 비율이 43.4%로 훨씬 낮아, 청년과 나머지 사이에 20%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벌어졌다.

쇠퇴를 각오한 세대

희망을 묻는 대목에서 비관은 더 짙어진다. 청년 응답자 가운데 나라가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12.6%에 그쳤다. 전체 국민의 28.9%와 대비된다. 다시 말해 35세 미만 상당수에게 기본값은 발전이 아니라 후퇴다.

기획예산처는 6월 23일부터 일주일간 웹 기반 조사를 진행해 19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과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물었고, 결과는 7월 29일 공개됐다. 이 설계는 청년의 정서를 나라 전체와 견주어 읽을 수 있게 한다.

뿌리에 놓인 일자리와 집

무엇이 가장 걱정되느냐는 물음에서 세대는 갈린다. 청년 응답자의 36.4%는 일자리 불안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았고, 일반 국민은 주거와 생활비 부담을 지목하는 경우가 더 많아 24%에 이르렀다.

주거는 두 집단 모두를 짓누르지만 청년에게 더 무겁다. 청년 응답자의 27.8%가 이를 나라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고, 일반 국민에서는 25.7%였다. 집값이 세대 불만의 중심에 가까이 있음을 다시 확인해 준다.

다른 두려움, 다른 해법

정부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두 집단은 갈린다. 청년은 국가가 경제 성장과 경쟁력을 우선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가장 많아 31.6%였고, 일반 국민은 안정된 삶과 복지 쪽으로 기울어 27.2%였다. 청년은 안전망보다 멈춘 엔진의 재가동을 원하는 셈이다.

한 가지 점에서는 대체로 일치했다. 미래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인구 변화를 꼽은 비율이 일반 국민 47.8%, 청년 43.8%로, 늙어가고 줄어드는 나라에 대한 공통의 불안을 드러냈다.

귀 기울이는, 혹은 그렇다고 말하는 정부

이 조사를 총괄한 박홍근 장관은 이를 발언권을 넓히려는 시도로 설명했다. 그는 미래 전략이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의 관점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의견 수렴이 정책을 바꿀지는 별개의 문제다. 다만 숫자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은 과제의 크기다. 나라가 미래를 짊어지리라 기대하는 세대가, 큰 격차로, 미래가 더 나빠질 것이라 여기는 바로 그 세대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