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목요일 서울에서 열린 장시간의 주택 관련 공개 토론회를 통해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무겁게 하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밝혔다. 정책을 계속 앞질러 가는 시장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정부가 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여의도 KBS홀에서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학계 인사, 일반 시민 등 약 140명을 앞에 두고 그는 한국의 낮은 보유세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구조적 약점이라고 규정했다.

이날 토론회는 원래 10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세 시간을 훌쩍 넘겼고, 이는 주택 문제가 이 대통령 집권 초 국정 과제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단호했다. 손대지 않고 방치하면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이 결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안길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이 대통령이 내놓은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한국과 다른 선진국 사이의 격차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한국의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최소 세 배는 인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현행 제도상 논의되는 어떤 수준보다도 훨씬 큰 폭이며, 이달 말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 개편안에 야심찬 기준선을 제시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현실적인 걸림돌도 놓치지 않고 짚었다. 적정 세율을 정하는 일이 어렵고, 더 무거운 부담을 져야 할 고가 주택의 기준선을 긋는 일도 마찬가지로 까다롭다고 그는 인정했다. 바로 이 기준선에서 과거 부동산 세제 개편 시도들이 번번이 좌초하곤 했으며, 대통령은 결국 세부 내용이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인정했다.

실거주자 대 다주택 보유자

이 대통령은 일률적인 인상 대신 이원화된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자신이 보유한 집 한 채에 거주하는 가구와 집값 상승에 베팅하며 여러 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를 달리 다루겠다는 것이다. 실거주 서민은 보호하되 투기 비용은 높이겠다는 취지로, 원칙적으로는 오래전부터 지지를 받아왔지만 실제로는 적용하기 까다로운 구분이다.

이 구상에는 경제적 계산 못지않게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다. 주택 보유자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증세는 반발을 부르기 쉬운 만큼, 정부는 여러 채를 보유한 이들을 정조준한 설계라면 대중의 지지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의 투기적 영역에서 수요를 식힐 수 있다는 데 승부를 걸고 있다.

저리 대출도 겨냥

이 대통령은 아파트값 급등의 한 원인으로 대출 제도를 지목하며, 한국 특유의 임대 방식을 떠받치는 전세자금대출 프로그램을 콕 집어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저소득 세입자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이런 대출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풀어놓았고, 그렇게 쏟아진 저리 자금이 결국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이런 대출의 문턱을 높이는 한편,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고 그가 꼽은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게 도움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주택금융 통로 중 하나로 커진 이 프로그램의 범위가 좁혀지게 된다.

신중한 공급 확대

공급 측면에서 이 대통령은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재확인했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 약 17만 호를 짓겠다는 구상으로,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고양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이 정도 규모의 신규 공급은 특히 서울과 그 인근에서 가격을 밀어 올린 압력을 완화하려는 취지다.

재개발에 대해서는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존 동네를 헐고 다시 짓는 방식은 결국 부지가 수용할 수 있는 전체 가구 수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경고했다. 이런 회의적 시각은 정부가 개발업자와 일부 주택 보유자가 선호하는 재개발 사업보다 미개발 부지 위에 새로 짓는 방식을 선호하리라는 점을 시사한다.

앞으로의 과제

7월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서 이런 구상들이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개편안은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모두 다룰 예정인데, 이 두 가지는 부동산을 사고 보유하고 파는 유인을 가장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지렛대다. 최종안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기준선을 어디에 긋느냐에 따라 목요일의 토론회가 주택 정책의 진정한 전환점이었는지, 아니면 가계에 닿기도 전에 멈춰 서는 또 한 번의 선언에 그쳤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