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한국군을 전투 목적으로 파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한국이 이 전쟁에 참전하거나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의 다른 형태의 군사 활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전투와 비전투 역할을 가르는 이 구분이 지금 서울의 고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국자들과 외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전쟁 자체에는 발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제시했다. 소말리아 해적 대응을 맡아온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 확대, 해상 감시와 정보 수집, 별도의 체계를 통한 병참 지원, 그리고 이 지역 내 한국 선박과 국민 보호가 그것이다.
청해부대가 갈 수 있는 범위
경남대의 조용근 교수는 청해부대가 독립적인 한국 지휘권 아래 남아야 하며 전투 작전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휘권 유지를 한국이 전쟁에 더 깊이 말려드는 것을 막는 핵심 안전장치로 보는 입장이다.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신종우 연구위원도 비슷한 견해를 밝히며, 목표가 상선 보호이지 이란과의 직접 교전이 아니라면 호르무즈 인근에서의 작전 확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활동의 위치가 아니라 그 대상에 선을 긋는 방식이다.
미국 주도가 아닌 다국적 틀
세종연구소의 신범철 연구위원은 전투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주도 작전이 아니라 별도의 다국적 틀에 해상초계기나 병참지원함을 파견하는 방안이다. 이는 한국이 워싱턴의 전시 태세에 직접 편입되지 않으면서도 지역 안보 노력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구분이다.
2026년은 2020년과 다르다
한국은 과거에도 청해부대의 임무를 확대한 적이 있다. 2020년 별도의 국회 승인 없이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 지역에 보낸 바 있다. 명지대의 신율 교수는 올해 상황은 실제로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경고하며, 국회 동의 없이 다시 임무를 확대할 경우 6년 전보다 훨씬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이런 신중론을 더 직접적으로 되풀이하며, 어떤 파병이든 국민적 공감대와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2020년 선례보다 더 높은 기준이다.
국내 반발과 남은 물음
진보당은 이미 이른바 우회 파병에 반대한다고 경고했으며, 진보 진영은 청해부대의 역할 확대가 실질적으로 비전투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그렇게 부르지 않으면서 한국을 전쟁에 서서히 끌어들이는 방식일 뿐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감시와 병참, 선박 보호에 국한된 한국의 기여를 워싱턴이 만족스러워할지도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