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유주가 직접 살지 않는 고가 주택을 정면으로 겨냥한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고가 주택과 다주택에 대한 세금은 무겁게 하되, 자신이 가진 한 채에 실제로 거주하는 이들의 부담은 덜어주는 내용이다.
핵심은 가장 값비싼 주택에 대한 세금 강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가 40억 원을 넘는 주택에 대한 과세를 정상 수준에 가깝게 되돌리고 과도한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40억 원에서 50억 원, 약 280만 달러 사이의 주택이 더 무거운 과세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거주자에게 주는 보상
이번 방안은 실거주자와 그 외를 뚜렷이 가른다. 1주택자의 기본 공제는 소유주가 해당 주택에 거주할 경우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오르고, 소유주가 살지 않는 주택은 9억 원의 더 적은 공제를 받는다.
여러 채를 보유한 이들에게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다주택자 공제는 9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줄고, 조건에 따라 최대 5억 원이 추가로 적용된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 묶음에 가장 무겁게 작용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세금이 매겨지는 바탕을 높이다
겉으로 드러난 세율만큼이나 조용한 변화가 중요할 수 있다. 주택 공시가격 가운데 실제로 과세되는 비율을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7년 60%에서 70%로, 2028년 80%로 오른다. 이 비율을 높이면 명목 세율이 그대로여도 세금은 늘어난다.
오래 보유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인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축소된다. 2028년 20억 원, 2029년부터 10억 원으로 한도가 정해져, 시간이 지나며 후해진 혜택을 줄인다.
조여지고 갈라지는 양도세
이번 개편은 양도소득세에도 미친다. 2029년부터 1주택자는 거주 1년당 8%씩,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아 한 집에 오래 사는 데 대한 강한 보상이 유지된다. 반면 규제가 없는 지역의 다주택자는 훨씬 적게, 거주 1년당 2%씩 최대 30%까지만 공제받는다.
세입자도 빠지지 않았다. 월세 세액공제 한도는 연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오른다. 주거 격차의 반대편에 선 가구를 향한 소박한 배려다.
정책 이면의 정치
이 변화는 여러 해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기본 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2027년 1월 1일 시작되고, 장기보유 특별공제 개편은 2029년에 효력을 갖는다. 시차를 둔 일정은 소유주에게 예고를, 정부에는 조정할 여지를 준다.
종합하면 이번 패키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던진 구상, 즉 쌓아 둔 주택과 고가 주택에는 더 무겁게, 평범한 소유주에게는 덜 무겁게 과세한다는 방향을 구체적인 세율로 옮긴 것이다. 이것이 집값을 식힐지, 아니면 부담의 주인만 바꿀지가 관건이다. 온갖 억제 약속에도 집값이 계속 올라온 시장에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