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2분기에 거의 모두의 예상을 웃도는 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전분기 대비 0.6퍼센트 성장을 발표했다. 목요일 나온 이 수치는 시장이 예상한 0.3퍼센트를 크게 웃돌았고, 한국은행 자체 전망치 0.2퍼센트도 넉넉히 앞질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경제 규모는 3.7퍼센트 커졌는데, 이는 같은 기간 선진국 가운데 한국을 상위권 성장국으로 올려놓는 속도다. 분기 수치는 1분기의 유난히 가팔랐던 1.8퍼센트에서 식긴 했지만, 각종 전망치의 두세 배로 나오면서 많은 이가 시들해졌다고 여겼던 성장 흐름을 새롭게 조명했다.

반도체가 이끌다

동력은 이번에도 수출이었다. 분기 해외 출하는 1.4퍼센트 늘었으며 반도체와 기계·장비가 이를 이끌었다. 시점이 중요하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힘입은 수요 물결을 타고 있었는데, 2분기 지표는 그 수요가 잦아들지 않고 여전히 공장과 항만으로 흘러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일 부문에 대한 이러한 의존은 양날의 검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로직 부품이 잘나갈 때는 거의 홀로 국가 전체 계정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이는 나라가 통제할 수 없는 글로벌 기술 사이클에 크게 기대는 성장 구조를 뜻하기도 하는데, 정책 당국이 겉으로 좋아 보이는 반도체 주도 분기조차 어느 정도 신중하게 다루는 이유다.

내수는 다소 무른 그림

수출을 빼면 내수 경제는 인상적이라기보다 견실해 보였다. 민간 소비는 0.4퍼센트 소폭 늘었는데, 가계가 지갑을 열고 있음을 가리키긴 하나 신뢰의 완전한 회복을 알릴 만한 확신은 없는 수준이다. 설비 투자는 0.2퍼센트 늘어 기업들이 신중하게나마 여전히 자본을 투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건설은 취약한 부문이었다. 0.2퍼센트 위축되며 전체 지표에 계속 짐이 됐다. 건설업은 높은 금융 비용과 냉각된 부동산 활동 속에서 고전해왔으며, 이번 수치도 침체가 돌아섰다는 증거를 거의 내놓지 못했다.

값싼 수입이 소득을 끌어올리다

더 눈에 띄는 수치는 표면 아래에 있었다. 나라가 실제로 생산에서 벌어들이는 구매력을 담아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은 분기 3.6퍼센트, 1년 전보다 15.6퍼센트 뛰었다. 한국은행은 이 급등을 교역 조건 개선과 연결지었다. 한국이 수출품의 값어치는 지키면서 수입품에는 상대적으로 더 적게 지불했다는 뜻이다.

소득 증가율과 생산 증가율 사이의 이 격차는 사소하지 않다. 교역 조건이 나라에 유리하게 움직이면 같은 물량의 수출로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고, 그 효과는 기업 마진을 거쳐 결국 소비자 지갑으로 흘러든다. 성장률 자체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경기의 온도를 좌우하는 순풍이다.

앞으로 몇 달의 의미

한국은행으로서는 자체 전망을 이만큼 웃돈 수치가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성장세가 강해지면 활동을 억누르지 않고도 금리를 더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할 여지가 생기지만, 기저의 흐름은 여전히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대외 수요가 아직 제 발판을 찾는 중인 내수 경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한 해에 대한 판단은 반도체 사이클이 버텨주느냐, 그리고 가계와 건설이 짐을 더 나눠 질 수 있느냐에 달렸다. 반도체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교역 조건 개선에서 온 소득 증가가 소비로 스며든다면, 2분기는 더 오래갈 성장 흐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기술 수요가 흔들리면, 이번 수치를 돋보이게 한 바로 그 수출의 힘이 그만큼 빠르게 수치를 되돌려놓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