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두 개의 별도 회사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뒤 금요일 주가가 7퍼센트 넘게 떨어졌다. 이번 하락으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조8천억원, 약 13억 달러가 증발했으며, 이는 그동안 이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얼마나 얻지 못했는지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구조 개편에 따라 카카오는 내년 1월 1일까지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뉘며, 카카오AI는 1월 27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기존 주주들은 보유 지분 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각각 받게 되며, 이는 이런 유형의 분할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임무를 맡은 두 회사
이번 분할은 카카오의 방대한 사업을 명확히 갈라놓는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광고, 커머스 사업, 그리고 인공지능 사업을 맡으며 정신아 대표가 이끈다. 카카오X는 지주회사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되며, 결제와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대한 투자를 관리하고 김도영 대표가 이끈다.
김 대표는 이번 구조 개편을 시장이 카카오를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직접적인 답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분할의 주된 목적이 카카오그룹에 걸려 있는 큰 폭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있다고 말하며,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하는 그룹의 가치와 실제 주가 사이의 격차를 지적했다.
큰 저평가 격차
이 격차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크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카카오그룹의 합산 가치를 34조2천억원으로 보는 반면, 최근 3개월간 회사의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천억원에 그쳐 약 17조4천억원의 차이가 난다. 새로 출범하는 두 회사 모두 이 격차를 주주환원으로 좁히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AI는 잉여현금흐름의 최대 35퍼센트를 환원할 계획이며, 카카오X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30퍼센트와 투자 이익의 30퍼센트를 돌려주기로 했다.
아직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했다
주가 하락은 시장이 이 계획을 신뢰하기 전에 증거를 원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김소혜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의 AI 사업이 아직 수익화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요한 문제다. 분할 이후 카카오AI 안에 담길 성장 동력이 바로 AI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서 수익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경로가 보이지 않는 한, 이번 분할은 저평가를 해소하는 해법이 아니라 같은 자산을 다시 나눠 담는 일로 비칠 위험이 있다.
다시 시험대에 오른 익숙한 전략
카카오는 이전에도 방대한 계열사 구조를 정리한 바 있다. 2021년 6월 158개였던 계열사 수를 지난해 10월 기준 99개까지 줄였고, 2020년 카카오게임즈, 2021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과거에도 계열사를 분사시킨 경험이 있다. 이번 분할이 금요일 주가 반응이 시사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지는, 카카오AI가 자사의 AI 야망을 투자자들이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로 얼마나 빨리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