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서울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 역사상 가장 빼곡한 제품 로드맵 중 하나를 공개하며,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신차 100종 이상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8종 이상은 현재 현대차가 경쟁하지 않는 세그먼트에 새로 진입하는 완전 신형 모델이다.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계획을 회사가 무리하게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기초 체력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규정하며,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펀더멘털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이번 로드맵은 기존의 두 가지 목표, 즉 2030년 전 세계 판매 555만대와 전동화 차량 비중 60퍼센트 달성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익성 목표는 상향 조정해 영업이익률 최소 9퍼센트를 새롭게 제시했다.
목표에 맞춘 생산능력 확충
확대된 라인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생산능력을 127만대 늘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몫인 50만대가 북미에 배정되고, 인도가 32만대, 한국이 20만대로 뒤를 잇는다. 새로운 생산능력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다 성장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 시장에 집중하는 구도다.
당장은 하이브리드에 힘 싣기
장기 목표는 여전히 전동화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장의 성장은 하이브리드가 이끌고 있다. 상반기 하이브리드 판매는 18퍼센트 늘어난 36만3천대를 기록했으며, 현대차는 특히 북미에서 이 흐름을 더 강화해 2030년까지 신형 하이브리드 10종을 출시하고 지역 판매의 절반을 하이브리드로 채운다는 목표다. 유럽은 더 전기차 중심의 전략을 택해 2030년 연간 전기차 판매 42만대를 목표로 하며, 인도는 SUV 비중을 판매의 80퍼센트까지 끌어올리고, 중국에서는 2027년 신차 2종을 출시한다.
로봇과 로보택시도 로드맵에
이번 계획은 전통적 의미의 자동차 사업을 넘어선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올해 4분기부터 웨이모에 공급되기 시작하며, 회사는 2028년부터 조지아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같은 해 레벨2 플러스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첫 양산형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도 선보일 예정이다. 첨단차량플랫폼사업부를 이끌며 자율주행 자회사 42dot의 대표를 겸하는 박민우 사장이 기존 차량 라인업과 함께 로보틱스 및 자율주행 기술 확장을 지휘하고 있다.
투자 확대와 함께 이뤄진 주주환원
현대차는 이번 성장 계획과 함께 주주환원 조치도 발표해, 7891억원, 약 5억70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예고했다. 확대된 제품 라인업과 상향된 수익성 목표, 그리고 계속되는 자사주 매입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가 공격적인 확장을 하면서도 주주들에게 보상을 미루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