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월요일 부산에서 개막하며 '부산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은 앞으로 전 세계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어떻게 보호해 나갈지를 규정하는 원칙을 담은 것으로 회원국들은 설명했다.

선언은 세계유산협약의 정책을 결정하는 2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채택했으며, 신청 유산과 보존 활동을 심사하는 세 자문기구, 즉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의견이 반영됐다. 이번 회의는 이병현 위원장이 주재하며, 한국이 1988년 협약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회의다.

여섯 번째 축

선언문에서 가장 구체적인 변화는 구조적인 부분이다. 유네스코는 오랫동안 유산 전략을 '5C'로 불리는 다섯 가지 우선순위, 즉 보존(conservation), 신뢰성(credibility), 역량 강화(capacity building), 소통(communication), 공동체(communities)를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부산 선언은 여기에 여섯 번째로 '협력(collaboration)'을 추가했으며, 이로써 국가와 기관, 지역 단체 간의 협력을 나머지 다섯 가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목표로 자리매김했다.

선언문은 또한 서명국들이 유산 관리에 디지털 도구와 인공지능을 투명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것을 약속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술은 이미 손상된 건축물을 조사하고 침식을 모델링하며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유적을 복원하는 데 쓰이고 있는데, 선언은 이러한 활용이 무제한적인 실험이 아니라 명확한 규칙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누구의 이야기를 전할 것인가

또 다른 항목은 '해석', 즉 방문객에게 유적을 설명하는 방식을 다룬다. 선언은 이러한 역사적 서사를 만드는 과정에 지역 사회와 소외된 목소리가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유산이 종종 엇갈리는 역사를 담고 있으며, 방문객에게 전하는 설명 자체가 하나의 선택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무력 분쟁과 기후 변화는 위원회가 향후 10년을 규정할 두 가지 압박 요인으로 보고 이 문서 전반에 걸쳐 다루고 있다. 두 사안 모두 이제는 가상의 위험이 아니라 일상적인 의제로 자리 잡았으며, 전투로 손상된 유산이 있는가 하면 보존 계획이 애초에 대비하지 못한 홍수와 화재, 폭염에 직면한 유산도 있다.

반응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번 선언을 회의의 핵심 성과이자 미래를 향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알파예즈 유네스코 사무총장보는 유산이 기억과 정체성, 지식, 전통을 담고 있으며 사람들을 자신의 과거와 이어 준다고 말했다.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 이번 회의를 역사적인 회의라고 부르며, 선언문이 강조한 것과 같은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남은 과제

선언과 함께 12개의 후속 사업이 발표됐으며, 위원회는 부산과 협력해 정례적인 국제 포럼을 개최하기로 합의해 대표단이 떠난 뒤에도 개최 도시에 지속적인 역할을 맡겼다.

이번 회의는 7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위원회 앞에는 이미 위험 목록에 오른 유산에 대한 심사와 어떤 신청 유산을 세계유산 목록에 올릴지에 대한 표결이 놓여 있다. 이러한 결정이 이번 주에 채택된 원칙이 실제 현장에서 무언가로 이어질지 여부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