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의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를 만났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과의 흔치 않은 대면 자리를 활용해, 이 대통령은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직접 요청했다.

이번 만남은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짜인 이틀간의 베이 에어리어 일정 중에 이뤄졌다. 정부가 국가적 우선 과제로 삼은 이 분야에 자금과 기술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만나 기쁘다며, 아모데이 CEO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고 말하며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시작했다.

투자를 향한 직접적인 요청

이 대통령은 원하는 바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인공지능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앤트로픽의 각별한 관심과 투자, 기여를 기대한다고 아모데이 CEO에게 전했다. 이 요청은 앤트로픽을 단순한 공급업체가 아니라 정부가 자국의 인공지능 구축 과정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협력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었다.

아모데이 CEO도 화답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에 두는 우선순위에 감사를 표하며 한국과 폭넓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데이터센터를 관심 분야로 꼽았다. 진지한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노력이라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물리적 기반이다.

뒤따를 보안 협약

이러한 우호적인 대화는 보다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질 예정이다. 앤트로픽과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 보안과 사이버 산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한 번의 만남을 넘어 관계에 공식적인 토대를 부여하는 단계다.

이런 협약은 대개 구속력 있는 약속이라기보다 의향을 밝히는 성격이지만 하나의 신호로서 의미가 있다. 정부로서는 미국의 선도적인 연구소와 이름을 내건 협력을 맺는 것이 인공지능 경제에서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국 이상이 되겠다는 목표에 힘을 실어준다.

빼곡한 일정 속 한 자리

아모데이 CEO만 이 대통령의 일정에 오른 실리콘밸리 인사는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픈AI의 샘 올트먼, 엔비디아의 젠슨 황과도 만날 예정이었다. 모델부터 그 모델을 학습시키는 반도체까지 인공지능 공급망의 지형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명단이었다.

만남 상대의 면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이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통해 이 공급망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번 방문은 그러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오늘날 가치가 크게 쌓이는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영역에서의 더 넓은 역할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국에 걸린 무게

이번 만남에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고 한국의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관한 세부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이날 드러난 것은 위상 다지기였다. 국가 정상이 기술의 방향을 정하는 사람들을, 그 결정의 상당수가 내려지는 도시에서 직접 만나 설득한 것이다.

이러한 구애가 한국 땅에 들어설 데이터센터로, 혹은 사진 한 장의 이벤트를 넘어 지속될 연구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지금으로서 정부가 보내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이 인공지능 자본의 목적지가 되겠다는 것, 그리고 그 요청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