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한국의 1인당 GDP를 과거 여러 차례 근접했지만 넘어서지는 못했던 문턱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3만9164달러로 7.6퍼센트 늘고, 2027년에는 4만1024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의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급증에 힘입은 2026년 명목 GDP 증가율 12.3퍼센트가 있다. 1996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결국은 환율이 가른다

이 전망은 달러당 1487.19원을 전제로 한다. 1인당 GDP가 달러로 산출되는 만큼, 실물 경제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 못지않게 원화의 수준이 중요하다. 올해 4만 달러에 도달하려면 환율이 1456.1원 밑으로 강세를 보여야 한다.

이 같은 민감성은 이 지표가 과거에 왜 들쭉날쭉했는지를 설명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23년 3만7534달러였다가 2024년 3만4875달러로 떨어졌는데, 이는 생산이 무너졌다기보다 환율 변동을 반영한 결과였다. 2020년에는 3만3652달러, 2018년에는 3만5359달러였다.

목표와 비교 대상

이재명 정부는 세계 4대 수출국으로 도약하고 2030년까지 1인당 5만 달러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동시에 잠재성장률을 약 1퍼센트에서 3퍼센트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 가운데 마지막 과제가 가장 어렵다. 잠재성장률은 한 산업의 호황이 아니라 인구 구조와 생산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같은 반도체 경기에 의존하는 대만은 2026년 1인당 4만5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여전히 앞서 있다.

기획재정부 강기룡 국장은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고 정책적 노력이 강화된다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변수는 편중이다. 한 수출 품목에 힘입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 소득 지표는 그 품목의 경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고, 반도체는 한 번도 하나의 궤적에 오래 머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