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및 멕시코 순방은 국내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두 사건의 그림자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에서 붙잡힌 북한군 병사들의 이송을 둘러싼 논란과,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이다.
비공개로 하려 했던 이송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위해 싸우다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 2명이 한국으로 이송됐다. 이 대통령 정부는 병사 본인들과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이송 사실을 비공개로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송 사실을 공개하면서 틀어졌다. 이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키이우가 이를 비밀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서울이 선호했던 사건의 버전은 공개적으로 반박당했다.
국경에서 벌어진 원인 불명의 폭발
이송 논란은 국내에서 벌어진 또 다른 사건과 겹쳤다. 9월 21일 비무장지대 서부 구간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 폭발로 한국군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폭발의 원인과 발생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이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향한 추진력을 부각시키려는 시점에, 이 사건이 우발적 사고인지 의도적 도발인지 혹은 그 중간의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서울이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
두 사건 모두 북한이 한국을 통해서가 아니라 한국을 건너뛰어 움직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더 폭넓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의 남성욱 교수는 북한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더 큰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며, 평양이 서울의 평화 구상에 응하는 것보다 워싱턴과 직접 상대하는 데서 더 큰 가치를 본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연구위원은 더 냉정한 진단을 내놓으며, 대화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북한은 전쟁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쪽의 대화 노력과 군사적 대비 태세가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흔드는 경고다.
어떤 합의가 담길지에 대한 더 근본적인 우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더 구조적인 우려를 제기하며, 명확한 비핵화 로드맵이 없다면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능성은 수개월째 이어져 온 북미 대화 전반을 둘러싼 질문, 즉 앞으로 나올 어떤 합의든 서울의 안보 이익을 제대로 반영할지, 아니면 한국이 주로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서 협상된 합의의 결과를 뒤에서 감당하게 될지를 더욱 날카롭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