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가파른 하루 낙폭 중 하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7.57% 급락해 5,554.22에 마감했고,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400조 원, 미화로 약 2,977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번 급락은 갑자기 튀어나온 악재가 아니라 가혹했던 하락세의 정점이었다. 10월 6일 이후 7거래일 동안 지수는 약 20% 빠졌고, 1,100조 원 넘는 가치가 사라지면서 올해 강세장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채권시장 충격이 되살린 AI 투자 의구심
직접적인 도화선은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나왔다. 예상보다 뜨거웠던 미국 9월 물가 지표가 발표되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3%를 넘어섰고, 이는 전 세계 AI 인프라 확장을 뒷받침해 온 차입 비용을 끌어올렸다. 이미 이러한 투자 열풍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언제까지 정당화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던 투자자들에게 이번 금리 급등은 매도를 촉발하기에 충분했고, 특히 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큰 타격을 줬다.
반도체주가 가장 큰 타격
대형 반도체주들이 매도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9.48% 하락한 21만 원에, SK하이닉스는 11.06% 하락한 126만 2천 원에 마감했다. 삼성전기는 15.36% 급락하며 더 큰 낙폭을 보였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도 7.65% 하락한 760.82에 마감했다. 앞선 AI 랠리를 이끌었던 바로 그 종목들에 타격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