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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우려 확산 속 코스피, 수년 만에 최악의 하루 낙폭 기록

코스피가 하루 만에 7.57% 급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AI 투자 붐이 얼마나 더 고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다시 불러일으키면서 시가총액 약 400조 원이 증발했다.

글 Korea First Staff게재 2 분 분량
은행 지점의 화면에 코스피 지수가 7.57% 급락한 모습이 표시되어 있다.
은행 지점의 화면에 코스피 지수가 7.57% 급락한 모습이 표시되어 있다. · 출처: Shim Hyun-chul

국내 증시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가파른 하루 낙폭 중 하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7.57% 급락해 5,554.22에 마감했고,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400조 원, 미화로 약 2,977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번 급락은 갑자기 튀어나온 악재가 아니라 가혹했던 하락세의 정점이었다. 10월 6일 이후 7거래일 동안 지수는 약 20% 빠졌고, 1,100조 원 넘는 가치가 사라지면서 올해 강세장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채권시장 충격이 되살린 AI 투자 의구심

직접적인 도화선은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나왔다. 예상보다 뜨거웠던 미국 9월 물가 지표가 발표되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3%를 넘어섰고, 이는 전 세계 AI 인프라 확장을 뒷받침해 온 차입 비용을 끌어올렸다. 이미 이러한 투자 열풍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언제까지 정당화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던 투자자들에게 이번 금리 급등은 매도를 촉발하기에 충분했고, 특히 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큰 타격을 줬다.

반도체주가 가장 큰 타격

대형 반도체주들이 매도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9.48% 하락한 21만 원에, SK하이닉스는 11.06% 하락한 126만 2천 원에 마감했다. 삼성전기는 15.36% 급락하며 더 큰 낙폭을 보였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도 7.65% 하락한 760.82에 마감했다. 앞선 AI 랠리를 이끌었던 바로 그 종목들에 타격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낙폭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국내 증시의 자동 안전장치가 잇따라 발동됐다. 프로그램 매도 주문을 일시 정지시키는 매도 사이드카가 오전 9시 7분 발동됐는데, 올해 들어 27번째였다. 이어 낙폭이 이어지면서 낮 12시 38분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잠시 중단됐다.

과거 폭락 사례와 비교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낙폭의 규모를 역사적 맥락에서 짚었다. 그는 지수가 6월 고점 대비 40.4% 하락한 상태로, 과거 7차례 시장 위기에서 나타난 중간값 하락률 43.7%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교는 자연스럽게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의 유사성을 떠올리게 한다.

당국 "낙폭 과도"

금융당국은 이에 대응해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하락폭이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당국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펀더멘털과 견조한 기업 실적을 근거로 이번 매도세가 과도했다고 지적했지만, 구체적인 추가 개입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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